과학과 인문학 아우르는 ‘마스터키’
과학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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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22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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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사이언스마스터클래스에서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가 ‘과학과 인문학을 아우르는
지식의 통섭’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 김순강 / ScienceTimes
최재천 교수의 사이언스마스터클래스 강연
“100세 시대의 우리 자녀들이 앞으로 한 가지 직업만으로 평생을 산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적어도 7번 이상은 직업을 바꾸며 살아야 하는데, 고등학교 때 임의로 문과와 이과로 나눠서 반쪽짜리 교육만 받게 하는 건 문제가 많다. 그래서 그동안 문‧이과 통합 교육을 주장했었는데 솔직히 그건 이과로의 통합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지금처럼 문‧이과 통합이라는 명분아래 제대로 된 기초과학을 가르치지 않는다면 차라리 통합을 하지 않는 것이 낫다고 본다.”
최근 ‘문‧이과 구분 없이 인문사회‧과학기술 기초 소양을 지닌 융‧복합 인재를 길러내기 위한 교육과정’의 취지를 반영했다는 ‘2021학년도 수능 개편 시안’에 대한 찬반논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오래 전부터 문‧이과 통합 교육을 주장해 왔던 최재천 교수가 이처럼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진정한 문‧이과 통합은 이과로의 통합이어야
얼마 전 열렸던 2017 사이언스마스터클래스에서 최 교수는 ‘과학과 인문학을 아우르는 지식의 통섭’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면서 자신은 “10년 전부터 문과와 이과의 장벽을 허물어야 한다고 주장했었다”며 “진리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편의상 인문학과 과학으로 나눠서 가르쳤을 뿐이고, 누구나 살면서 과학적 소양이 필요하기 때문에 모두가 과학을 배워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내 백일장 시 부문에서 장원을 하면서 시인이 되기를 꿈꿨던 어릴 적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최 교수는 “친구들은 이미 나를 ‘시인’이라고 별명지어 부르고 있었는데, 학교에서 마음대로 이과로 배정을 했었다”며 “이과가 적성에 맞지 않았고, 수학을 못하면서 이과에서 공부를 하려니 많이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의대에 진학하려 했으나 2번의 고배를 마신 후 결국 서울대 동물학과에 입학했고, 공부보다는 동아리 활동에 더 바빴던 그가 세계적인 하루살이 연구가인 미국 유타 대학의 조지 에드먼드 교수를 만나면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게 되었다.
“에드먼드 교수님처럼 전 세계를 다니며 곤충을 잡고, 연구하는 것이 대단히 흥미롭게 느껴졌고, 아무도 발견한 적 없는 것을 발견하는 과학이 얼마나 신나는 일인지를 깨달으면서 미국 유학을 결심하게 됐다”며 그는 펜실베니아주립대에서 생태학 석사를 마친 뒤 하버드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지도교수였던 하버대 에드워드 윌슨 교수가 사용한, ‘서로 다른 것을 한데 묶어 새로운 것을 잡는다’라는 ‘컨슬리언스(Consilience)’의 개념을 도입해 ‘통섭의 과학자’로 유명세를 얻었다. 최근에는 미래학까지 섭렵하고 있다.
혼화에 필요한 건 기본을 튼튼히 하는 ‘마스터키’
자연의 진화를 연구하는 동물행동학자가 어떻게 미래학에 관심을 갖게 됐을까. 그는 “Foresigh with Insight based Hindsight(숨겨진 사실에 입각해 통찰력을 가지고 미래를 예측하는 것)가 Vision이라는 M.Munroe의 말을 인용하면서 과거를 제대로 알아야 진정한 미래학자가 될 수 있는 것”이라면서 고령화시대, 여성시대, 기후변화문제, 자원고갈문제, 혼화(混化), 창의와 혁신 등 앞으로 우리가 겪게 될 사회문화적 경향을 소개했다.
이 가운데 특히 ‘무엇이 두 개 이상 뒤섞여 다른 물건이 되는’ 혼화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대표적 특징으로 연결된다며 그는 “스마트폰이 인문학과 과학기술의 교차점에서 만들어진 융합의 산물”이라며 “컴퓨터의 보급으로 누구나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창의적 혁신의 주인공이 될 수 있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그렇기 때문에 향후 20년 이내에 현재 직업의 47%가 사라질 것인데, 앨빈 토플러는 ‘한국 학생들이 하루 15시간 동안 학교와 학원에서 미래에 필요하지도 않는 지식과 존재하지도 않을 직업을 위해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불확정한 변화의 시대에 살아남으려면 과연 어떻게 해야 할까. 최재천 교수는 “앞으로 3개 이상의 영역에서 5개 이상의 직업을 갖게 되고 19개 이상의 서로 다른 직무를 하게 될 것이기 때문에 미래에는 모든 문을 열 수 있는 마스터키가 필요하다”며 “인문학과 기초과학을 모두 공부해야 모든 분야에 도전할 수 있으므로 바로 기본을 튼튼히 하는 것이 마스터키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식의 통섭’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 김순강 / ScienceTimes
최재천 교수의 사이언스마스터클래스 강연
“100세 시대의 우리 자녀들이 앞으로 한 가지 직업만으로 평생을 산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적어도 7번 이상은 직업을 바꾸며 살아야 하는데, 고등학교 때 임의로 문과와 이과로 나눠서 반쪽짜리 교육만 받게 하는 건 문제가 많다. 그래서 그동안 문‧이과 통합 교육을 주장했었는데 솔직히 그건 이과로의 통합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지금처럼 문‧이과 통합이라는 명분아래 제대로 된 기초과학을 가르치지 않는다면 차라리 통합을 하지 않는 것이 낫다고 본다.”
최근 ‘문‧이과 구분 없이 인문사회‧과학기술 기초 소양을 지닌 융‧복합 인재를 길러내기 위한 교육과정’의 취지를 반영했다는 ‘2021학년도 수능 개편 시안’에 대한 찬반논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오래 전부터 문‧이과 통합 교육을 주장해 왔던 최재천 교수가 이처럼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진정한 문‧이과 통합은 이과로의 통합이어야
얼마 전 열렸던 2017 사이언스마스터클래스에서 최 교수는 ‘과학과 인문학을 아우르는 지식의 통섭’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면서 자신은 “10년 전부터 문과와 이과의 장벽을 허물어야 한다고 주장했었다”며 “진리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편의상 인문학과 과학으로 나눠서 가르쳤을 뿐이고, 누구나 살면서 과학적 소양이 필요하기 때문에 모두가 과학을 배워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내 백일장 시 부문에서 장원을 하면서 시인이 되기를 꿈꿨던 어릴 적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최 교수는 “친구들은 이미 나를 ‘시인’이라고 별명지어 부르고 있었는데, 학교에서 마음대로 이과로 배정을 했었다”며 “이과가 적성에 맞지 않았고, 수학을 못하면서 이과에서 공부를 하려니 많이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의대에 진학하려 했으나 2번의 고배를 마신 후 결국 서울대 동물학과에 입학했고, 공부보다는 동아리 활동에 더 바빴던 그가 세계적인 하루살이 연구가인 미국 유타 대학의 조지 에드먼드 교수를 만나면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게 되었다.
“에드먼드 교수님처럼 전 세계를 다니며 곤충을 잡고, 연구하는 것이 대단히 흥미롭게 느껴졌고, 아무도 발견한 적 없는 것을 발견하는 과학이 얼마나 신나는 일인지를 깨달으면서 미국 유학을 결심하게 됐다”며 그는 펜실베니아주립대에서 생태학 석사를 마친 뒤 하버드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지도교수였던 하버대 에드워드 윌슨 교수가 사용한, ‘서로 다른 것을 한데 묶어 새로운 것을 잡는다’라는 ‘컨슬리언스(Consilience)’의 개념을 도입해 ‘통섭의 과학자’로 유명세를 얻었다. 최근에는 미래학까지 섭렵하고 있다.
혼화에 필요한 건 기본을 튼튼히 하는 ‘마스터키’
자연의 진화를 연구하는 동물행동학자가 어떻게 미래학에 관심을 갖게 됐을까. 그는 “Foresigh with Insight based Hindsight(숨겨진 사실에 입각해 통찰력을 가지고 미래를 예측하는 것)가 Vision이라는 M.Munroe의 말을 인용하면서 과거를 제대로 알아야 진정한 미래학자가 될 수 있는 것”이라면서 고령화시대, 여성시대, 기후변화문제, 자원고갈문제, 혼화(混化), 창의와 혁신 등 앞으로 우리가 겪게 될 사회문화적 경향을 소개했다.
이 가운데 특히 ‘무엇이 두 개 이상 뒤섞여 다른 물건이 되는’ 혼화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대표적 특징으로 연결된다며 그는 “스마트폰이 인문학과 과학기술의 교차점에서 만들어진 융합의 산물”이라며 “컴퓨터의 보급으로 누구나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창의적 혁신의 주인공이 될 수 있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그렇기 때문에 향후 20년 이내에 현재 직업의 47%가 사라질 것인데, 앨빈 토플러는 ‘한국 학생들이 하루 15시간 동안 학교와 학원에서 미래에 필요하지도 않는 지식과 존재하지도 않을 직업을 위해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불확정한 변화의 시대에 살아남으려면 과연 어떻게 해야 할까. 최재천 교수는 “앞으로 3개 이상의 영역에서 5개 이상의 직업을 갖게 되고 19개 이상의 서로 다른 직무를 하게 될 것이기 때문에 미래에는 모든 문을 열 수 있는 마스터키가 필요하다”며 “인문학과 기초과학을 모두 공부해야 모든 분야에 도전할 수 있으므로 바로 기본을 튼튼히 하는 것이 마스터키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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